보리가 젖을 뗀지 3주 쯤 되었다.
태어난 날부터 만 20개월동안 먹은 셈이다.
젖을 언제까지 먹일 것인가에 대해서는 진작부터 고민이 많았다.
막연히 오래 먹여야지라고만 생각했지 그 시기를 어떻게 정해야 할지는 막막했다.
주변의 의견을 들어보면, 돌때 끊어야 한다부터 두돌 까지 먹여야 한다,
아이가 먹고 싶어할 때까지 줘야한다등등 천차만별이였다.
모두 맞는 말이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9월이 되자
자연스럽게 이제 젖을 그만먹여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모유수유 전문가인 친구 의견을 물었더니 답이 왔다.
"대체로 요즘은 두 돌까지 먹이라고 하지만, 아기마다 발달이 다르고 하니까
그 시기에 꼭 맞출필요는 없어.
젖을 뗀다는 것은 어느정도 독립한다는 의미가 크니까,
그 적당한 때는 아기 엄마가 제일 잘 알겠지."
내 직관과 본능이 이제 보리를 그만 놔주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제는 젖이 없어도 될만큼 많이 자랐다 싶다.
엄마 품 안을 벗어나 더 큰 세상으로 한 발 내딛도록 해야겠구나.
네 스스로 걷고 밥을 먹고 잠을 자며 더 의젓해질 때이구나.
젖을 떼는 데에는 모유수유 전문가 친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우선 보리에게 몇 일전부터 젖을 곰돌이에게 준다고 이야기하고
마지막날까지 원할때마다 실컷 젖을 주었다.
그리고 끊기로 한 날부터 몰래 유성매직으로 젖에 곰돌이를 그렸다.
이제 찌찌는 곰돌이 꺼지? 아침에 일어난 보리에게 보여주었다.
보리는 "어?? 곰도리?" 신기해하며 웃었다.
틈틈히 보리는 내 옷을 들추고 곰돌이를 보려고 했고,
곰돌이 안녕하며 재미있어 할 뿐, 젖을 먹으려는 어떤 시도도 없었다.
밤에는 좀 울긴했지만 놀랄 정도로 쉽게 받아들였다.
이제 보리는 젖먹이 아기에서 아이로 커버렸다.
보리와 나는 쉽게 한 단계 넘어섰다.
이미 우리 둘 다 때가 되었음을 알고 있었고,
나는 단호하게 행동해서 도왔을 뿐이였다.
친구는 젖말린다고 절대로 붕대로 감거나 약을 먹지 말라고 했고,
전문가에게 마사지를 받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할 때에는 계속 짜내면서 젖을 말려야 한다고 했다.
그냥 말릴경우 남아있는 젖이 유관을 막아
나중에 아기를 낳았을 때 젖이 부족할 수도 있고,
젖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친구 덕분에 두 번 마사지를 받은 나는 젖말리기도 아주 수월했다.
그러고나서 이웃집 개가 젖을 떼는 걸 보니 비슷하다.
8마리나 되는 강아지를 밤낮없이 끼고 젖주느라 여념이 없더니
어느 순간이 되니 새끼가 아무리 젖을 빨려고 해도,
으르렁거리며 쫒아낸다.
이 녀석도 본능적으로 아는 구나.
새끼를 품을 때가 있고 냉정히 뿌리쳐야 할 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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