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에 왔던 잔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쯤이면 캐나다로 돌아가고도 한참이 지났을 법한데 전화라니 완전 깜짝 놀랄 수 밖에. 사연을 들어보니 우리집을 떠난 후 녹색대학에서 우핑을 하던 중,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되었고 한국에 몇 달 더 있기로 결심했단다. 3주뒤에 캐나다로 돌아가기 전, 다시 한 번 우리집에 들리고 싶다 해서 흔쾌히 오라 했다.
게다가 이번에 동행한 친구는 남자 친구라고 하니 우와우와 진짜야? 나는 놀라 벌어진 집을 다물지를 못한다. 한국과 전혀 공통점이 없어 보이던 새침한 도시 아가씨가 시골 청년과 사랑에 빠지다니! 참 사람 인연이라니~! 신기하고 놀랍다. 잔이 그동안 시골 처녀 모드로 변신해서 의외로 어울리는 두 사람.
잔이 또 베이킹 실력을 발휘하여 고구마 양파 스콘을 만들었다. 보리도 맛있게 뜯어먹고 있는중~! 베이킹 소다도 넣지 않고(깜빡 잊어버렸다고 함) 그냥 대충 반죽해서 구웠는데도 은근히 맛있다. 다음에 내가 해도 이 맛이 나려나, 여튼 꼭 해먹어봐야지.
내친김에 잔과 경훈씨가 저녁식사까지 맡겠다고 해서 둘이 부엌에서 달그락 거리며 열심이다. 떡볶이를 만든답시고 온 냉장고와 찬장을 뒤지는데 나는 속으로 창피해서 죽을 지경이다. 아이고~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깨끗이 치워놓고 정리 좀 해둘걸. 괜히 안절부절하다가 별 도리 없이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보고 있으면 속만 탄다. 잠시 후 떡하니 차려진 밥상앞에 앉으니 다시 헤벌레~ 기분 좋게 수저를 든다.
잔과 경훈씨 반가웠어요. 다음에 인연이 되면 또 만나겠지요.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남은 시간 잘 보내시고,
지금처럼 계속 행복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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